전통 기구물
풀무
숯불만으로는 쇠가 녹지 않습니다. 바람이 있어야 합니다 —
그리고 바람은 아무도 닿지 못하는 곳에 닿습니다.
대장간의 심장
숯불은 그냥 두면 쇠를 녹일 만큼 뜨거워지지 않습니다. 바람을 불어넣어 산소를 대 주어야 온도가 확 올라갑니다. 풀무는 그 바람을 만드는 장치입니다. 가죽이나 나무로 된 통의 부피를 늘였다 줄이면서 공기를 한쪽 구멍으로 밀어내는 원리이고, 대장간과 쇠부리터에서 없어서는 안 될 물건이었습니다.
크기와 쓰임에 따라 종류가 갈립니다. 손으로 손잡이를 당겼다 미는 손풀무가 있고, 커다란 것은 발로 밟아 움직이는 발풀무(디딜풀무)였습니다. 밟는 쪽은 사람의 체중이 그대로 힘이 되니, 한 사람이 오래 바람을 낼 수 있었습니다. 쇠를 다루는 일이 대개 그렇듯 풀무질도 혼자 하는 일이 아니어서, 밟는 사람과 두드리는 사람이 따로 있었습니다.
게임이 덧붙인 한 줄
게임의 풀무는 발풀무 쪽입니다. 땅에 디딤판이 놓여 있고, 그 위에 올라서면 한쪽으로 긴 바람이 붑니다. 규칙은 단순한데 결과가 넓습니다.
- 디딤판은 해태의 무게만 받습니다. 여우도 까치도 그 위에 올라서 봐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 바람은 식은 화로에 불을 옮겨 붙입니다. 그 화로가 대개 문을 엽니다.
- 바람은 가벼운 몸도 밉니다. 해태가 밟는 동안 여우와 까치는 바람길에서 비켜 있는 편이 낫습니다.
이 기구물이 게임 안에서 맡은 진짜 역할은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닿는 것입니다. 해태는 불을 삼켜 뱃속에 담고 다니다가 화로에 옮겨 붙일 수 있지만, 화로가 머리 위 높은 선반에 있으면 그 방법이 통하지 않습니다. 뛰지 못하는 몸이니까요. 그때 풀무가 대신 갑니다 — 스물일곱째 밤과 서른셋째 밤이 그렇고, 서른넷째 밤에서는 바람길 건너편이라 아무도 불을 들고 건너지 못하는 화로에 바람만 건너갑니다.
예외가 하나 있습니다. 일곱째 밤에 처음 나오는 넓은 디딤판은 양쪽으로 부는 풀무입니다. 서쪽 절반을 밟으면 동쪽으로, 동쪽 절반을 밟으면 서쪽으로 붑니다. 어느 쪽을 밟아도 뭔가 눈에 보이게 일어나고 잃는 것은 없으니, 처음 만나기에 알맞은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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