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기구물
물레방아
사람이 매달려 있지 않아도 돕니다. 그 성질 하나가
이 게임에서 오르내림의 문법이 되었습니다.
냇가에 있던 기계
물레방아는 흐르는 물로 큰 바퀴를 돌리고, 그 회전을 방아 찧는 힘으로 바꾸는 장치입니다. 바퀴 둘레에 물받이를 달아 두면 떨어지거나 흘러드는 물이 그것을 밀어 바퀴가 돕니다. 바퀴 축에 달린 나무 돌기가 돌아가면서 방앗공이를 차례로 들었다 놓아, 사람이 계속 밟지 않아도 곡식이 찧어집니다.
디딜방아와 물레방아의 차이는 결국 동력이 어디서 오느냐입니다. 디딜방아는 사람의 몸무게, 물레방아는 물의 흐름입니다. 그래서 물레방아는 아무 데나 세울 수 없고 물이 떨어지는 자리를 골라야 했습니다. 마을에서 한두 집이 아니라 동네가 함께 쓰는 시설이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소가 돌리는 연자방아처럼, 큰 방아는 대개 공동의 물건이었습니다.
게임이 덧붙인 한 줄
게임의 물레방아는 곡식을 찧지 않습니다. 바퀴에 달린 널판이 사람을 태우고 한 바퀴 돌아, 위로 올려 줍니다. 계단도 그네도 없는 자리에 물레가 서 있다면 그게 위로 가는 유일한 길입니다. 열째 밤에서 내려가는 계단을 없애고 그 자리를 물레로 대신한 것이 이 물건의 첫 등장입니다.
물레는 스스로 돌지 않습니다. 무언가가 동력을 대 주어야 하는데, 그 무언가가 밤마다 다릅니다. 불이 붙은 화로일 때도 있고, 까치가 얹어 둔 여의주 하나일 때도 있고, 종소리가 시작한 물시계일 때도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 가장 여러 얼굴로 나오는 기구물입니다.
- 동력이 끊기면 멈춥니다 — 떨어지는 게 아니라 그 자리에 섭니다. 타고 가던 중에 동력이 끊겨도 아무도 다치지 않고, 다음에 다시 돌 때까지 널판 위에서 기다리면 됩니다.
- 한 번 빗장이 걸린 동력(불이 붙은 화로, 빗장 걸린 저울)은 영영 돌아갑니다.
- 얹어 둔 여의주가 동력이라면, 그 구슬은 소모품입니다. 나중에 자물쇠가 같은 구슬을 원하는 밤이 있습니다.
그 마지막 성질이 스물일곱째 밤의 전부입니다. 구슬 하나가 물레를 돌리는 동안 해태가 위로 올라가 빗장이 걸리는 저울을 밟아 두면, 그때부터 물레는 멈춰도 됩니다. 그러니 구슬을 도로 집어 마지막 자물쇠로 가져갈 수 있습니다. "동력은 소모품이다"라는 이 밤의 한 줄은 물레방아라는 물건 없이는 나올 수 없었습니다.
주의할 점은 하나입니다. 물레 꼭대기 널판이 옆 선반과 딱 맞닿는 곳은 정해져 있어서, 어떤 밤에서는 몇십 픽셀 모자라게 멈춥니다. 그 틈 너머는 날개의 몫이지 걷는 자의 몫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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