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이 퍼즐
세 신수 — 마흔 밤의 수수께끼
여우는 뛰고, 까치는 날고, 해태는 불을 삼킨다.
셋이 모두 달문에 서야 밤이 열린다.
가장 먼저 정한 규칙은 죽지 않는다였습니다. 불에 닿으면 뒤로 밀리고, 밤것과 부딪히면 물러섭니다. 잃는 것은 자리와 시간이지 진행이 아닙니다. 시간 제한도, 점수도, 목숨도 없습니다.
첫 밤 열기설치도 가입도 없습니다. 주소를 열면 그 자리에서 시작합니다.
혼자서는 아무도 끝까지 가지 못합니다
한 화면에 세 캐릭터가 있고, 한 번에 하나만 움직입니다. 나머지 둘은 두고 온 자리에 그대로 서 있습니다 — 그리고 그 몸은 진짜입니다. 저울을 누르고, 불을 막고, 올라설 발판이 됩니다. 어디에 세워 두느냐가 곧 문제 풀이입니다.
한 밤의 목표는 언제나 하나입니다. 셋 모두가 달문 앞에 서는 것. 하나라도 남으면 문은 열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풀어야 할 것은 "어떻게 내가 갈까"가 아니라 "어떻게 우리가 갈까"입니다.
1992년의 로스트 바이킹스가 세운 문법을, 한국 설화의 밤 위에 옮겨 놓은 셈입니다.
죽음을 먼저 지웠습니다
몽실이는 원래 아이들이 쓰는 QR 카드에서 출발한 프로젝트라, 실패했다고 되돌아가는 경험을 넣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결정은 곧 어려운 질문을 낳습니다. 죽지 않으면 무엇이 긴장을 만드는가?
답은 이렇습니다. 위험은 전부 밀어냅니다. 어렵게 맞춰 둔 배치가 한순간에 흐트러지는 느낌은, 놀랍게도 죽는 것과 비슷한 무게를 가집니다. 그러나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은 만들지 않았습니다 — 돌을 잘못 밀어도 다시 당길 수 있고, 어디에도 영영 갇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쉽지 않지만, 벌하지 않습니다. 한 밤을 앉은자리에서 다 풀지 않아도 됩니다. 진행은 기기에 저장되니 창을 닫고 내일 이어서 해도 그대로 기다립니다. 오래 붙잡고 있어도 아무도 재촉하지 않습니다. 죽음 없는 게임에 긴장을 넣는 법은 개발 노트에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셋이 할 수 있는 일
| 신수 | 할 수 있는 것 |
|---|---|
| 구미호 | 가장 높이, 가장 멀리 뜁니다. 버튼을 길게 누르면 더 오래 떠 있고, 방향을 두 번 두드리면 앞으로 몸을 던집니다. 그 돌진은 돌을 한 뼘 밀어내고, 밤것을 놀라게 해 쫓아냅니다. |
| 까치 | 날 수 있는 유일한 신수입니다. 높은 곳의 종을 쪼아 문을 열고, 여의주를 물어 나릅니다. 땅을 걷는 것들은 그를 잡지 못합니다. |
| 해태 | 뛰지 못하지만 가장 든든합니다. 등은 발판이 되고, 돌을 밀고 당겨 구덩이에 다리를 놓습니다. 불을 삼켜 뱃속에 담았다가 차가운 화로에 옮겨 붙이고, 바람목에 서면 그 위가 잔잔해집니다. |
셋이 왜 하필 이 셋인지 — 구슬을 잃은 여우, 다리를 놓는 새, 불을 받아 두는 짐승 — 은 설화 이야기에 적어 두었습니다.
마흔 밤, 다섯 고개
밤은 다섯 고개로 나뉩니다. 첫째 고개에서 세 재주를 하나씩 익히고, 둘째 고개에서 그것들이 서로 얽히기 시작합니다. 새벽 고개는 바람과 달그네와 어둠이 더해지는 구간이고, 그믐 고개는 배운 규칙을 뒤집는 밤들입니다 — 열려도 갈 수 없는 문, 발로 밟으면 침묵하는 저울, 처음부터 거기 있었던 출구. 그믐을 넘기면 되짚는 고개가 열립니다. 첫째 고개에서 지나온 바로 그 자리들을, 그때 배운 것이 더는 통하지 않는 채로 다시 걷는 다섯 밤입니다.
달구슬 아흔 개를 모으면 지도에 없던 숨은 밤이 하나 더 열립니다.
어떤 식으로 뒤집는지 한 밤만 예로 들면 이렇습니다. 열두 번째 밤까지 여의주는 줄곧 열쇠였습니다 — 까치가 물어다 자물쇠에 넣으면 문이 열렸습니다. 그런데 그 밤의 문은 자물쇠가 아니라 저울로 열립니다. 저울은 누군가 올라서 있는 동안에만 눌려 있고, 셋은 모두 문을 나가야 합니다. 그러면 누가 남습니까. 답은 지금까지 열쇠라고 배운 그 구슬 입니다. 배운 것을 버려야 풀리는 밤이 그믐 고개에는 여럿 있습니다.
밤은 수묵으로 그렸습니다
한동안 아무리 요소를 더해도 "상용 게임 같지 않다"는 인상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원인을 오래 잘못 짚었습니다 — 더 많은 이펙트, 더 많은 파티클을 넣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진짜 원인은 그림이 전부 캔버스 기본 도형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타원과 사각형으로 그린 화면은 무엇을 더해도 "만들어진 그림"이 아니라 "코드로 그린 도형"으로 읽힙니다.
그래서 배경을 수묵으로 새로 그렸습니다. 소나무 숲, 종유석 동굴, 절터, 눈밭, 봉우리 — 밤마다 다른 산수화가 깔려 있습니다. 그 위에 블룸과 필름 그레인과 심도 흐림을 얹었습니다. 캐릭터는 여전히 코드로 그리지만, 붓끝처럼 번지는 먹과 달빛이 실루엣을 훑는 방식으로 그립니다. 어두운 밤에서는 빛이 형태를 그린다는 것이 이 게임 그림의 규칙입니다.
음악에는 오디오 파일이 한 장도 없습니다. 가야금을 코드로 합성해서, 국악 음계 위에 밤마다 다른 가락을 얹습니다. 소리를 꺼도 게임은 그대로이니, 조용한 곳이면 꺼 두셔도 됩니다.
〈달문〉 — 이 게임의 주제곡
타이틀 화면에서 흐르는 곡입니다. 거의 아무것도 없이 현 하나로 시작해서, 가사 없는 목소리가 선율을 끌어내고, 현이 그 아래에서 차오르고, 북이 넘어가는 자리를 만든 다음, 해금 하나만 남기고 물러납니다. 계면조로 쓴 1분 40초짜리 한 곡입니다.
목소리는 녹음이 아닙니다. 사람 목소리는 파형이 아니라 공명이라, 떨리는 소리를 공명 몇 개에 통과시키면 목소리가 되고 그 공명의 자리가 곧 모음이 됩니다. 해금은 음에 바로 닿지 않고 반음 아래에서 밀어 올리고, 떨림은 활이 길어질수록 넓어집니다. 누르는 순간 브라우저가 그렇게 합성합니다.
1분 40초입니다. 소리를 켜 주세요.
움직이는 걸 보고 싶다면
처음 여신다면
- 휴대폰은 가로로 눕히세요. 화면 아래 방향 버튼과 ▲ 버튼으로 움직입니다.
- 위쪽 얼굴 그림을 누르면 조종할 신수가 바뀝니다. 이게 이 게임의 핵심 조작입니다.
- 발자국 표시를 누르면 나머지 둘이 따라옵니다. 데리고 다니기 귀찮을 때 쓰세요.
- 밖에서 화면이 어두우면 일시정지 메뉴에서 밝기를 올리면 됩니다.
- 진행은 이 기기에 저장됩니다. 가입이 없으니 기기를 바꾸면 따라오지 않습니다 — 그 점은 미리 알고 시작하시는 게 좋습니다.
- 홈 화면에 추가하면 앱처럼 열리고, 인터넷이 끊겨도 플레이됩니다.
막히는 밤이 있으면 공략에 밤마다 적어 두었습니다. 그래도 안 풀리면 알려 주세요 — 지금까지 그런 제보 하나가 깰 수 없는 밤 네 개를 살렸습니다.
만든 사람
몽실이는 한국 설화의 이야기들을 오늘의 형태로 옮기는 1인 프로젝트입니다. QR 카드로 시작해, 짧은 이야기 게임 여우구슬을 거쳐 지금의 세 신수에 닿았습니다. 배경의 산수화, 캐릭터, 이펙트는 직접 만들었고, 음악은 코드로 합성한 가야금과 국악 음계를 씁니다. 만들면서 배운 것들은 개발 노트에 적어 둡니다.
첫 밤 열기